“배우 아닌 소설가 차인표의 변신”… 고구려·용·도서관 담은 ‘메타소설’로 독자 만난다
“소설 쓰는 과정을 소설로 만들었다”… 차인표, 가장 실험적인 작품 ‘우리동네 도서관’ 출간
배우 차인표가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번에는 단순한 역사소설도, 판타지소설도 아니다. 소설을 쓰는 작가 자신이 작품 속 인물이 되고, 독자마저 이야기 안으로 들어오는 독특한 형식의 ‘메타소설’이다.
27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장편소설 ‘우리동네 도서관’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차인표는 신작에 담긴 고민과 창작 과정을 직접 소개했다.
그는 이번 작품이 기존 소설들과 가장 다른 점에 대해 “처음에는 특정한 주제를 갖고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글을 쓰는 과정 자체를 작품 안에 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형식을 깨기 위해 일부러 메타소설을 쓰려 했던 것은 아니다. 이야기를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작가인 나 자신도 작품 속으로 들어가게 됐다”며 웃었다.
실제로 ‘우리동네 도서관’은 일반적인 소설 구조와는 다소 다르다.
작품 속에는 도서관에서 소설을 집필하는 현대의 작가 ‘나’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가 써 내려가는 이야기 속에는 고구려 시대 화공 ‘번각’이 존재한다.
번각은 자신이 직접 본 것만 그리는 원칙을 가진 인물이다. 그러나 어느 날 실체를 본 적 없는 ‘용’을 반드시 그려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동시에 현실의 작가 앞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용이 나타나며 창작 욕망과 두려움, 그리고 작가의 한계를 흔들기 시작한다.
여기에 독자까지 이야기 속에 개입하면서 소설은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차인표는 작품 속 고구려 이야기가 탄생한 배경도 공개했다.
그는 “처음부터 고구려 시대를 쓰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왜 용이라는 존재를 너무 자연스럽게 알고 있을까 생각하다가 선조들도 같은 질문을 했을 것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고구려 벽화를 조사하다 보니 천장에 그려진 용 그림을 발견했다. 존재를 본 적도 없는데 왜 그렸을까 궁금했다”며 “그 시대 사람들과 함께 답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는 차인표가 최근 몇 년 동안 전국을 돌며 진행한 북콘서트 경험도 녹아 있다.
그는 “독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가 ‘글은 어떻게 쓰느냐’였다”며 “그 질문에 답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소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독자들에게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우리동네 도서관’은 이야기뿐 아니라 창작의 과정 자체를 하나의 서사로 풀어낸 작품이다.
문학계에서도 이번 작품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다.
차인표는 배우로 대중에게 익숙하지만 이미 소설가로서도 꾸준한 평가를 받아왔다. 2009년 장편소설 ‘잘가요 언덕’을 시작으로 작가 활동을 이어온 그는 ‘인어사냥’으로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고,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한국학 교재로 채택되며 국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를 청소년의 시선으로 풀어내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런 만큼 이번 신작 역시 단순한 판타지나 역사소설을 넘어선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온라인에서도 독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배우 차인표보다 작가 차인표가 더 궁금하다”, “메타소설이라니 의외다”, “고구려와 현대가 만난다니 흥미롭다”, “도서관과 용 이야기 조합이 신선하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출판계에서는 장르적 실험과 독창적인 서사 구조를 갖춘 작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차인표 역시 이번 작품을 통해 기존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방식의 이야기 실험에 나선 셈이다.
배우로 시작해 소설가로 또 다른 인생을 써 내려가고 있는 차인표.
그가 이번에는 ‘소설 속 소설’이라는 독특한 형식을 통해 독자들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