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상상력이 왜 그렇게 좋냐고’”… 차인표, 배우 아닌 소설가로 전한 진짜 이야기
배우 차인표가 이번엔 작가로 독자들 앞에 섰다. 꾸준히 소설을 발표하며 ‘배우 출신 작가’라는 표현을 넘어 하나의 문학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그는 신작 장편소설 ‘우리동네 도서관’을 통해 다시 한번 인간과 이야기, 그리고 독자의 의미를 이야기했다.
특히 이날 차인표가 털어놓은 아내 신애라의 한마디는 현장의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들었다. “당신은 어떻게 상상력이 그렇게 좋아?”라는 질문이었다. 차인표는 그 말을 계기로 자신이 써내려가는 이야기들이 결국 사람들에게서 비롯된 것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27일 서울 중구의 한 장소에서 열린 장편소설 ‘우리동네 도서관’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차인표는 배우가 아닌 소설가로서의 고민과 변화에 대해 진솔하게 털어놨다.
그는 “북 콘서트를 계속 하면서 독자들의 실체를 보게 됐다”며 “예전에는 감사함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런데 독자들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소중한 인격체라는 걸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분들은 투병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책 덕분에 위로를 받았다고 말씀해주셨다”며 “그 순간 ‘이분들이 나를 소설가로 만들어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특히 차인표는 독자들과의 만남이 자신의 글쓰기 방식 자체를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가 ‘상상력이 왜 그렇게 좋냐’고 물은 적이 있다”며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 상상력도 결국 내가 만난 사람들의 흔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라는 걸 다시 느꼈다”고 덧붙였다.
최근 차인표는 단순히 ‘연예인이 책을 냈다’는 수준을 넘어 실제 문학계에서도 의미 있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24년 발표한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청소년 눈높이로 풀어낸 작품으로 주목받았고,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한국학 교재로 선정되며 화제를 모았다.
또 2022년 출간한 ‘인어사냥’은 인간의 욕망과 환경 파괴 문제를 판타지적 상상력으로 풀어내며 제14회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예인 출신 작가라는 선입견을 넘어 실제 작품성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셈이다.
이번 신작 ‘우리동네 도서관’ 역시 차인표 특유의 메시지와 상상력이 짙게 담긴 작품이다. 소설은 도서관에서 글을 쓰는 현대의 작가 ‘나’와 고구려 시대 화공 ‘번각’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특히 ‘독자가 소설 속 세계에 개입한다’는 메타픽션 구조를 택해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방식이 특징이다. 자신이 직접 본 것만 그리겠다는 화공 번각, 존재하지 않는 ‘용’을 그려야 하는 압박, 그리고 현실의 작가 앞에 실제 ‘용’이 등장한다는 설정까지 더해져 묘한 분위기를 만든다.
차인표는 배우 경험 역시 글쓰기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대본을 굉장히 많이 읽은 사람이라 소설을 쓸 때 장면을 시각화하려는 습관이 있다”며 “풀샷처럼 공간을 떠올리며 쓰는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독자들 사이에서는 “차인표 소설은 영화처럼 읽힌다”는 평가도 자주 나온다. 장면 전환과 이미지 묘사가 강한 편이라 영상화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는 반응이다.
온라인에서도 반응은 따뜻하다. “차인표는 진짜 꾸준하다”, “배우 이미지보다 이제 작가 느낌이 더 강하다”, “책 이야기할 때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반응부터 “신애라와의 대화가 너무 좋다”는 댓글까지 이어지고 있다.
연예계에서는 최근 배우들의 창작 활동이 점점 다양해지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단순 에세이나 사진집 수준을 넘어 장편소설과 시나리오 작업까지 영역이 넓어지는 분위기다. 그중에서도 차인표는 가장 꾸준하고 진지하게 문학 활동을 이어가는 사례로 꼽힌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차인표가 계속해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 문제, 역사, 인간의 욕망, 그리고 타인과의 연결까지. 화려한 스타의 삶보다 오히려 인간 내면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들이 그의 작품 세계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데뷔 이후 오랜 시간 배우로 사랑받아온 차인표. 이제 그는 또 다른 이름인 ‘소설가 차인표’로도 자신만의 자리를 단단히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