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기자회견서 나온 무례한 질문 논란… 나홍진 ‘호프’ 팀도 당황한 순간
칸 국제영화제에서 진행된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HOPE)’ 기자회견 현장에서 한 외신 기자의 질문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배우들의 이름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던진 질문과 농담 섞인 표현이 무례했다는 반응이 이어지면서 온라인에서도 적지 않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는 영화 ‘호프’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나홍진 감독을 비롯해 배우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등이 참석했다.
‘호프’는 공개 전부터 올해 칸 국제영화제 기대작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작품이다. 나홍진 감독 특유의 강렬한 연출 스타일에 SF 장르가 결합됐다는 점에서 전 세계 영화 팬들과 평단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었다.
기자회견 역시 분위기가 뜨거웠다. 영화의 세계관과 배우 캐스팅, 연출 방식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던 가운데 한 여성 외신 기자의 발언이 현장 분위기를 순간 얼어붙게 만들었다.
문제가 된 기자는 질문에 앞서 자신의 이름과 소속을 밝히지 않았다. 칸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일반적으로 이름과 매체를 먼저 소개하는 것이 기본적인 진행 방식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를 향해 “안녕 마이클, 안녕 알리시아”라고 인사한 뒤 “다른 분들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 직후 현장에서는 당황한 웃음이 흘렀다. 실제 영상에서도 앞줄에 앉아 있던 배우들과 진행자들이 어색한 표정을 짓는 장면이 포착됐다. 특히 한국 배우들과 감독이 함께 자리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대놓고 “다른 사람은 모르겠다”고 언급한 부분이 무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논란은 이어진 질문에서 더 커졌다. 해당 기자는 실제 부부인 마이클 패스벤더와 알리시아 비칸데르를 언급하며 나홍진 감독에게 “왜 두 사람을 영화에 섭외했나. 두 명을 한 명 출연료로 부를 수 있었나. 커플 패키지인가”라고 물었다.
순간 현장 분위기는 다시 한번 묘하게 얼어붙었다. 특히 기자는 질문 과정에서 나홍진 감독 이름조차 제대로 부르지 않았고, 이에 나 감독이 “저, 저 저죠?”라고 되묻는 장면까지 나왔다.
나홍진 감독은 당황한 상황 속에서도 “아니다. 한 분씩 어렵게 모셨다”고 웃으며 답했지만, 온라인에서는 “감독 대응이 오히려 프로페셔널했다”, “현장 분위기 생각하면 진짜 난감했을 듯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영상이 공개된 이후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비판 여론이 빠르게 확산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한국 영화와 배우들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조차 없었다”, “칸 공식 기자회견에서 너무 무지한 태도였다”, “웃자고 한 말이어도 선 넘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해외 스타만 알고 한국 배우와 감독은 모른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부분을 두고 “아시아 영화에 대한 무지와 편견이 드러난 장면 같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부는 인종적·문화적 무례함으로까지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반면 “현장 농담 수준으로 볼 수도 있다”, “과도하게 확대 해석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일부 존재한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기본적인 예의는 필요했다”는 반응이 우세한 상황이다.
최근 글로벌 영화제에서는 단순 작품 경쟁뿐 아니라 현장 분위기와 인터뷰 태도, 기자회견 매너까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소비된다. 특히 SNS와 영상 클립 문화가 강해지면서 작은 장면 하나도 빠르게 논란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장면 역시 단순 해프닝을 넘어 “국제 영화 행사에서 서로에 대한 존중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보여줬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편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가장 기대를 모은 한국 영화 가운데 하나다. SF 장르에 나홍진 감독 특유의 긴장감과 인간 심리를 결합한 작품으로 알려지며 해외 평단 반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칸 국제영화제는 오는 23일 폐막식을 통해 경쟁 부문 수상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과연 ‘호프’가 올해 칸에서 어떤 평가와 결과를 얻게 될지 영화 팬들의 관심도 계속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