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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 클룸의 멧 갈라 조각상 룩, 패션과 퍼포먼스의 경계

2026 멧 갈라에서 하이디 클룸은 단연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습니다. 올해 드레스 코드는 ‘패션은 예술이다’였고, 클룸은 이 문장을 거의 문자 그대로 해석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회색 바디 페인트와 의상으로 뒤덮인 채 살아있는 대리석 조각상처럼 등장한 것입니다. 멧 갈라는 매년 과감한 패션이 쏟아지는 행사지만, 이번 룩은 그중에서도 퍼포먼스에 가까웠습니다.

클룸의 의상은 특수분장 전문가 마이크 마리노가 제작했습니다. 그는 1753년 이탈리아 조각가 주세페 산마르티노의 ‘베일 쓴 그리스도’와 라파엘레 몬티의 ‘베일 쓴 베스타 여신’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라텍스와 스판덱스로 대리석의 질감과 섬세한 주름을 구현했고, 클룸의 전신 3D 스캔을 바탕으로 제작이 시작됐습니다. 얼굴 디테일까지 직접 그려 넣었다는 설명을 보면, 이 룩이 단순한 의상이 아니라 하나의 특수분장 작품에 가까웠음을 알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의상이 조각처럼 보여야 하면서도 실제로 움직일 수 있어야 했다는 점입니다. 마리노 역시 이번 디자인이 가장 어려운 작업 중 하나였다고 밝혔습니다. 클룸은 인스타그램에 “나는 딱딱해 보이지만 사실 부드럽다. 앉을 수도 있고 먹을 수도 있다”고 농담하며 의상의 반전 기능을 소개했습니다. 실제로 계단을 오르는 모습이나 차 안에서 조각상처럼 누워 있는 틱톡 영상도 화제가 됐습니다.

소셜미디어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팬들은 “그녀는 임무를 완벽하게 이해했다”며 열광했고, “다른 사람들은 드레스를 입고 왔는데 하이디는 말 그대로 가구가 됐다”는 댓글도 바이럴됐습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할로윈 파티에 잘못 온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하이디 클룸이 매년 화려한 할로윈 분장으로 유명한 인물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런 반응마저도 그의 이미지와 연결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룩은 멧 갈라가 왜 단순한 패션 행사가 아니라 문화 이벤트로 소비되는지를 잘 보여준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누군가는 브랜드의 철학을 표현하고, 누군가는 자기 자신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듭니다. 하이디 클룸의 대리석 조각상 룩은 호불호를 떠나 올해 드레스 코드를 가장 직접적이고 과감하게 해석한 사례였습니다. 패션이 예술이라면, 그는 레드카펫 위에서 움직이는 설치 작품이 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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